억만장자들이 몰려든 ‘조용한 동네’ 월스트리트 저널이 주목한 마이애미 코코넛 그로브 이야기
억만장자들이 몰려든 ‘조용한 동네’
월스트리트 저널이 주목한 마이애미 코코넛 그로브 이야기
요즘 마이애미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화려한 해변도, 유명한 인공 섬도 아닌 의외의 동네에서 시작되고 있다. 바로 코코넛 그로브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마이애미 현지인이 아니면 잘 모르는 동네”였다. 거대한 반얀나무가 드리운 구불구불한 길, 소규모 게이트 커뮤니티, 관광객 대신 산책하는 주민들. 조용하고 녹음이 짙은 주거지라는 이미지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 이 동네의 이름은 전혀 다른 이유로 부동산 업계의 입에 오르내린다.
1억 달러(1,300억 원)가 ‘기본 단위’가 되다
변화의 신호탄은 거래 규모였다.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불과 몇 달 사이 코코넛 그로브에서만 세 채의 부동산을 사들이며 약 1억 9천만 달러를 썼다. 이들 부동산은 모두, 헤지펀드 거물 켄 그리핀이 2022년 마이애미 최고가로 사들인 해안가 저택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여기에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인 Jorge Mas까지 합류하며, 코코넛 그로브는 어느새 “억만장자들이 서로 이웃이 되는 동네”로 변했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이제 현지 주민들이 외지에서 날아온 초부유층과 집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특히 해안가 주택은 매물이 나오자마자 사라진다.
왜 하필 코코넛 그로브일까
이 동네의 매력은 단순히 ‘비싸다’는 데 있지 않다.
코코넛 그로브는 마이애미 도심과 금융 중심지 브리켈에서 가깝지만,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는다.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 안에 레스토랑과 상점이 있고, 명문 학교도 인접해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완전히 외부를 차단한 초호화 게이트 커뮤니티는 아니지만, 작은 단지들이 숲처럼 숨겨져 있다. 있는 줄 알아도 쉽게 보이지 않는 구조. 초부유층이 선호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콘도가 바꿔놓은 동네의 운명
코코넛 그로브의 부활은 약 10년 전, 노천 쇼핑몰 코코워크 재개발과 함께 시작됐다. 이후 고급 콘도가 하나둘 들어섰고, “이 동네에 2,000만 달러짜리 펜트하우스가 팔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현실이 됐다.
지금은 포시즌스 브랜드 콘도까지 개발 중이다. 펜트하우스 두 채의 예상 가격은 1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 과거라면 마이애미 비치만 바라봤을 고객들이, 이제는 코코넛 그로브를 자연스럽게 선택지에 올려놓고 있다.
조용하지만, 가장 뜨거운 곳
통계는 이 변화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2019년 이후 코코넛 그로브의 단독주택 가격은 두 배 이상 뛰었고, 콘도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문제는 공급이다. 고급 부동산을 찾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나올 매물은 제한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 동네를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려함을 앞세우지 않고, 조용히—하지만 확실하게—부의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는 곳.
코코넛 그로브는 지금, 마이애미에서 가장 ‘소리 없이 비싼’ 동네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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